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넵, 아시모프...

아시모프 씨, 농담도 잘하시네 #37


오늘의 영웅은 왠지 윌리엄 샤트너(스타 트랙의 커크 선장)지 말입니다. ㅎㅎ...

by sschh | 2008/10/12 19:38 | SCIENCE-이야기 | 트랙백 | 덧글(0)

미국에서 대학원을 시작한지 한달이 된 시점에서...(2)


여기 와서 느끼는 충격이 한두가지가 아니지만, 그중 하나를 이야기 하자면 공부에 대한 입장과 관념의 차이가 있다. 난 스스로 생각하기에도 한국 사람으론 굉장히 개방적이라고 생각하는 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에서의 대학교 생활은 하루하루가 새로운데... 일단, 한국에서의 학교 공부를 생각해 보자. 한국의 학교 공부는 생각만 해도 치가 떨리는 자기 희생과 경쟁을 권장한다. 좀 과격하게 이야기 하자면 ...



'하루하루 성적이 올라갈수록 몸과 마음은 병들어 가는게 한국의 공부다...'  



...그게 한국에선 열심히 공부한다는 말의 의미다. 인문계 고등학생들은 하루 5시간 자면 원하는 대학교에서 떨어지고, 4시간 자면 붙는다는 말을 진짜로 진지하게 고민한다. 대체로 7~8시에 학교를 가서 50분 수업듣고 10분 쉬는시간 체계로 닥치고 가만히 책상 앞에 앉아서 수업들으며 문제를 푼다. 정상적인 보통 학교라면 오후 5~6시 까지 수업을 하니 수업을 제대로 듣는 학생들이라면 하루 최소 10시간 이상은 앉아만 있는다. 야간 '자율' 학습이 있는 학교라면 그 시간은 언제까지 갈지도 알수 없다. 밤 9시 10시까지도 충분히 가능하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관절은 녹슬고 혈관은 점점 좁아지고 지방은 쌓여간다. 근육은 힘을 잃고 학생들 얼굴에서 활기라곤 눈꼽만큼도 찾아볼수가 없다. 허리도 점점 휘어가고 엉덩이를 보자면(미술에 소양이 있는 사람으로서 보자면;) 축 처져서 의자에 앉았을때 형태로 각이 잡혀있는 학생들도 심심치 않게 보일 정도다.

그런 고난의 행군이 끝난다고 과연 집에서 편안히 쉴수 있느냐?... 하면 사실 그것도 아니다. 학원과 숙제가 떡하니 버티고 있다. 그거 다하고 나면 새벽이다... 그럼 그냥 자는거다. 다음날 아침이면 휴일도 없이 매주 학교 생활을 반복할 뿐이다. 고등학교 3년만 놓고 보자면...


3 X 365일...1035일... 무려 1035일 동안 저걸 반복해야 한다. 무슨 수도승도 아니고 마조키스트도 아니고, 이건 도대체 뭐란 말인가?


체육? 미술? 독서?... 춤?... 연애?... 인간에게 가장 중요한 '사랑'조차도 '그런건 우리에게 사치잖아요?' 라고 배운대로만 충실하게 이야기 할수 있는게 공부밖에 모르는 우리네 자랑스러운 학생들의 수준이다.


당연하지만 저런 자학을 반복하는게 자의에 의한것일리가 없다. 사회가, 학교가, 부모가 요구 하기 때문에 하게 되는 것이다. 중, 고등학교 교육 제도 자체가 대학교 입시에 모든 촛점이 맞춰진 공부를 그냥 따라가게 되고, 부모들 조차 그렇게 하루하루 책상과 의자의 악세사리가 되는 자녀들을 보며 흐뭇해 하는게 현실이다. 부모들조차 현실을 바꿀 마음이 없는대, 학생들을 저런 지옥에서 구해줄 사람이 아무도 없는게 대한민국이다.


필자는 사실 인문계는 아니었지만, 사실은 미술쪽도 이게 어느정도 비슷하다. 입닥치고 그림만 열심히 그리길 강요받을 때도 많다.


우리나라 학생들은 그냥 기계가 되길 암묵적으로 강요받고 있는 것이다. 감정도 감성도 지식도 개성도 없는 그냥 빈 껍데기를 하나하나 만들어내고 있는것 뿐이다. 더한 문제는, 이런 이야기를 해도 '그럼 애들한테 공부 시키지 말라는 거냐?'라고 도리어 버럭 화를 내는것 또한 한국의 현실이란 것이다.


청소년의 40%가 정신질환에 시달린다는 통계 자료도 있는데, 인격이라곤 철저하게 배제당한 상태에서 고통을 강요받고 살아가고 있는 학생들이 정상을 유지할수 있을까? 하루하루 공부하고 문제집 풀고 문제푸는 기계. 자유니 인격이니 이딴거 다 필요없고 학원 선생과 과외 선생들에게 돈 갖다받치고 학원 머릿수 체워주는 기계일 뿐인대 그렇게 만들어 주는 사회와 부모에게 무슨 애정과 사랑이 있을수 있을까?


난 그냥 대한민국의 미래가 걱정될 뿐이다. 나중에는 온 국민이 온통 정신병자에 싸이코패스가 되도 그 누구도 뭐가 문제인지 알수 없는 세상이 오는걸 걱정하는 거다.


60~70년대를 살아온 부모들은 자기들이 돈 벌어서 학생들 학교 집어넣어 놓고 공부 시키니깐 자기 혼자서 신나서 흐뭇해 하지만, 학생들은 전혀 흐뭇하지 않다. 이글루스에서도 어느 부모가 학원 가는 딸에게 학원비를 주면서 혼자 기분이 좋아져서 '엄마 아빠가 열심히 일해서 번 돈으로 네 공부도 시켜주고 하는 거야'라고 하자 딸이 '누가 공부 시켜달라고 했어? 하기 싫으면 하지 마.'라고 했다고 하는데, 그게 솔직한 학생들의 심정이자 현실일 것이다. 그럴거라곤 생각 한번 안해봤다가 그런 말에 충격을 받는 순진한 부모들도 현실이다.



지금 부터 이야기 할 이야기가 내가 미국에 와서 두달 동안 겪은 쇼크중 가장 기억에 남고, 아마도 평생 기억하게 될 이야기이다. 사실 이 이야기를 하려고 저렇게 서문이 길어졌다.



내가 있는 대학원에서는 영어를 모국어로 사용하지 않는 학생들을 위해 자체 어학수업을 준비해 놓고 있다. 내가 있는 클레스에는 15명의 학생에게 두명의 영어 선생님이 붙어 영어를 가르킨다. 한명은 미술가나 예술분야를 전문으로 하는 강사는 아니지만, 벌써 학교에 몇년을 있다보니 이분야에 대해서 꾀나 잘 알고 있기도 하다. 다른 한명은 영국 출신으로 유화가 전문이라고 한다. 둘다 여자에 중년의 아줌마 들이지만, 하여간... 수업은 굉장히 잘 가르킨다. 유인물을 보고, 문제집을 풀고 문법과 문장등을 맞추는건 우리나라에서의 공부와 비슷하지만... 다른 점이라면 토론과 토의를 굉장히 많이 한다는 것. 그리고 선생이 일방적으로 가르키고 학생은 그냥 암기만 하는 죽은 공부가 아니라, 학생들끼리 서로 토론하고 생각하고 대화를 하는. 학생이 선생보다 더 많은 이야기를 하며 영어를 늘상 사용하게 되는 점이라는게 틀리다.


그러던 어느날, 영어 선생이 과제를 내주기 전 슬슬 미소를 짓는게 이상했다. 그러더니만 영어 선생은 그날 과제로 재미있는걸 내주겠다고 했는데...



지금 부터 4명씩 조를 짜줄태니, 이 조원들과 함께 다음주 까지 식당을 하나 정해서 함께 식사를 하는거야. 한국 식당, 중국 식당, 일본 식당은 여러분들이 많이 가봤을태니 해당 식당은 절대 피하고 다른 나라의 색다른 음식을 서빙하는 식당을 도전해봐. 또한 웨이터가 서빙하는 제대로 된 Cusine 이나 Restaurant 여야만 해. 거기서 웨이터에게 음식을 주문하고, 서로 조금씩 덜어서 맛을 보면서 맛에 대해서도 평가를 해. 그리고 나서 어떻게 식당을 찾았는지, 가격은 어땠고, 식당의 분위기는 어땠는지, 시끄러웠는지 어떤지, 벽지의 색깔은 어떤지, 접시는 어떤 모양 이었는지, 조명은 어떤 느낌이었는지, 웨이터는 마음에 들었는지, 팁은 얼마를 줬고 만족한 식사였는지 어떤지에 대해서 나눠줄 프린트에 맞춰서 에세이를 쓰는거야...



...라고 과제를 주는 거였다!




학생들 모두들 경악을 했다. 클래스에서 단 한명을 제외하곤 전부 동양권 학생들이지만, 대부분 중국, 대만, 한국 등지에서 온 학생들이었고, 저런식의 과제는 단 한번도 받아본적도 없었을 것이다. 당연히 학생들은 서로 쳐다보다가 하나둘씩 웃기 시작했고, 몇명은 선생에게 질문을 던졌다. 어떤 학생은 선생에게 이상한 과제라고 이야기를 하기도 했다. 심지어는 '레스토랑값이 비싸서 식당을 못가겠어요'라고 말하며 피하려고도 했다. 실제로 한 중국 여학생이 '전 돈이 없어서 레스토랑은 못가고, 저희 집에서 밥을 언제나 먹는데 이 과제를 해야 하나요?' 라고 질문하기도 했다.

그리고 지금부터 이야기 할게 정말 인상적인 부분이다. 선생은 다시 씩 웃으면서...


여러분들이(샌프란시스코까지 와서 그 비싼 미국 대학원 학비를 충분히 대면서, 현지에서 이미 생활비에 집세까지 꼬박꼬박 문제없이 잘 내는...) 돈이 없어서 식당에 가서 한끼 먹을 돈이 없다고?... 난 그렇게 생각 안하는데?(I don't think so~). 여러분은 아티스트 잖아요? 아티스트는 진공상태(Vacum)안에서 만들어지지 않아요. 여러분이 빛이 들어오지 않는 박스 안에 스스로를 가둬놓고 공기도 싹 빼내고 아무런 외부 자극이 없는 자신만의 공간에 틀어박힌다면 여러분은 예술을 할수가 없어요. 예술은 새로운 감각(emotion)을 접하고, 자극(hop up)을 하면서 새로운 경험을 쌓을때 만들어질수 있어요. 그런 경험들이 여러분의 감성을 고취시켜 가면서(Inspire your feeling) 새로운 예술을 만들게 하는거에요. 새로운 느낌을 받지 않으면 어떻게 새로운 걸 만들수 있죠? 전혀 시도해보지 않은 새로운 것을 시도해 보세요. 그리고 하루쯤은 좋은 식당에 가서 즐거움을 느껴봐요(have fun).


...라고 했다. 일부 기억에 정확하지 않은 부분이랑 의역이 될수 있는 부분은 괄호 쓰고 교수 말투가 재밌었던 부분은 영어 원문도 같이 적어봤다.





...하여간 난 저거 듣다가 너무 감동해서 그만 눈물이 글썽거렸다.


우리나라에선 심지어 대학교 교수들에서 조차 쉽게 들을수 없는, 살아있는 공부란게 무엇인가를 정말로 가르켜주는 이야기 였다.




과제 자체도 엄청나게 흥미로웠다. 이 글을 읽는 분들은 저 과제를 수행하는 과정이 어떠했겠는지 생각조차 하기 쉽지 않을것이다...

우리 조에는 한국에서 온 27살 애니메이션과 남학생(나), 중국에서 온 24살 디자인과 여학생, 대만에서 온 24살 패션과 여학생, 이스라엘에서 온 38살 산업디자인과 학생이 있었다. 각기 문화도 다르고 영어 실력도 다른 이 학생들이 서로 대화를 통해 어느 언제 어떤 음식을 먹으러 어떤 식당을 갈지 의논하기 시작했다. 그 와중에 한국 학생이 어쩌면 이스라엘 학생이 유대교 율법 때문에 못먹는 음식이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을 하고 못먹는 음식을 물어봤다. 그러자 이스라엘 학생은 자기는 다 괜찮지만 돼지고기를 못먹는다고 하는거다. 역시나... 그리고 중국 학생에게 물어보자 중국 학생은 치즈나 우유종류에는 알레르기가 있어서 못먹는다고 하는거다. 대만 학생과 한국 학생은 뭐든 주는대로 잘먹는 체질이라(잇힝) 결국 이들 둘은 그냥 다른 사람들 사정에 맞춰 먹기로 했다.

그런대 이번엔 중국 학생이 다시 걱정을 하기 시작했다. '레스토랑이라니... 난 정말 돈이 없는걸'라구 하는거다. 그래서 한국 학생은 중국 학생을 위로 하기 시작했다. '괜찮아, 샌프란시스코가 비록 물가가 비싸긴 하지만 적당한 레스토랑을 잘 잡으면 잘해야 14~15달러 내외인걸. 점심 메뉴는 더 싸져' 라고 했다. 그러자 중국 학생... 입가에 미소가 확 도는거다. '그래? 아, 난 레스토랑이라고 해서 그만 중국에서 가는 레스토랑인줄 착각했어. 베이징에서는 레스토랑 이라고 하면 대단한 명절날에 온 가족에 친척들이 돈을 모아서 큰 레스토랑을 빌려서 파티를 하거든. 당연히 돈이 엄청나게 들지. 10달러 내외라면 괜찮겠는걸?'이라고 하지 뭔가.
아... 그랬군. 그래서 의논을 하다가, 몇일에 걸쳐 자료를 수집해 마침내 최종적으로 국제적인 입맛으로 변화가 좀 된 태국 음식점을 찾아가서 모이기로 했다.



이 대화를 전부 영어로 나누고, 문제를 해결하고, 결과를 도출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무수한 영어 대화가 당연히 오가고, 바디 랭귀지가 나오고, 모르는 단어는 서로 물어보고 설명을 해준다. 그리고 토의를 통해 문제점을 해결하고, 합의점을 도출해 모두가 원하는 결과를 만들어 냈다.


우리나라의 도대체 어떤 교육이 이런 많은걸 한번에 학생들 스스로 배울수 있게 가르킬수 있는가?


나중에 식당에서 식사를 나누며 화기애애 하게 대화할때 알게된 거지만, 사실 대만 여학생은 고향집 근처에 태국 식당이 많아서 태국 음식을 많이 먹었지만 그 향이나 냄새를 많이 싫어하는 편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남들이 가자고 해서 어쩔수 없이 간거였는대, 이번에 간 식당은 미국 사람들 입맛에 맞게 많이 변화가 되서 그런지 괜찮았다고 하는거다.

이런 사소하지만 개인적인 감정과 감성, 행복이나 만족에 대한 이야기 조차도 편하게 나눌수 있게 된것 또한 결과라면 결과다.




난 하루하루 왜 더 일찍 오지 못했을까? 라고 생각을 한다. 그리고 이젠 공부가 즐겁다. 재밌다. 우리나라에선 아무도 가르쳐주지 못하는걸 27살에 바다 건너 타국에 와서야 배우고 있다. 그리고 행복하다.






...그런대 사실 반전 하나.


PS. ...그런대 사실은 이 글을 쓰고 있는 이 시점에서 난 지난 3주 동안 주당 4일 밖에 못잤다. 나머지 3일은?... 뻥안치고 과제랑 이것저것 할거때문에 그냥 밤 세며 공부했다... 그리고 너무 무리해서 매주 마다 감기 걸렸다 나았다, 다시 걸렸다를 반복하고 있다. 샌프란시스코... 바닷가가 가까워서 밤에 좀 춥다.


내가 이 글을 쓰려고 생각한게 벌써 보름도 훨씬 전인데, 그동안 눈코 뜰새 없이 바빠서 잠도 제대로 못자고 때로는 화장실 가는 시간 밥먹는 시간도 아깝다...

나 사실 힘들다; 다만 이정도는 버틸수 있다. 이건 진짜로 내가 좋아서 하는 거니깐.


PS2. 제목은 한달째라고 했지만 본문에 두달이라고 했듯... 사실 미국에 온거 자체는 두달째다.

by sschh | 2008/10/11 17:14 | 트랙백 | 덧글(5)

미국에서 대학원을 시작한지 한달이 된 시점에서...(1)

내가 대학교를 졸업할때쯤 난 여러가지 문제로 고민을 하고 있었다. 사실 취업은 별 걱정 하지 않았었다... 내 정도 실력이면 일단 직장을 잡는것 까진 쉽다는걸 알았지만, 경험상 그런 직장들이 일하기 괜찮은 직장이 아니라는 것도 알고 있었다. 때문에 사실 난 취업 그 이후를 더 걱정하고 있었다.


2007년 10월 쯤 한창 졸업작품으로 고심을 하던 참에 군대를 전역하고 복귀하면서 부터 지금까지의 기억들이 떠올랐다. 군대에서 힘들게 복무하면서 언제나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던 생각은 '이 시간동안 내가 무얼할수 있었을까?'하는 거였는데, 23살의 한창 시기에 2년을 무엇인가에 몰두했다면? 하고 돌아보니 그제서야 그동안 아무렇게나 보냈던 시간들이 아깝게 생각 됬던거다. 2년 동안 그림을 그려도 월등하게 발전할게 분명하고. 공부만 해도 분명히 잘됬을거고. 운동만 열심히 했다 하더라도, 2년이면 운동선수 2군 레벨은 됬을거다. 그제서야 아무것도 하지 않고 지나간 내 시간들이 아깝게 생각이 된거다. 후임이나 고참들과도 이야기를 나누면서 그 사람들의 인생관과 삶을 들어보면서 나는 무얼했는가? 하는 생각을 거의 매일같이 했다. 그리고 전역할때는 '앞으로 무슨일이 있어도 시간을 아깝게 보내진 않겠다'라고 다짐하며 사회로 돌아왔다.

 


 

그리고 학교로 돌아와선 정말 숨가쁘게 시간을 보내긴 했는데... 그때가 내 인생에서 진짜로 유일하게 공부같은 공부를 시작해본 때였다. 중학교때나 고등학교때나 '공부'라는건 대학 입시를 위해 남들이 억지로 시키는 하기 싫은 공부, 부모님들이 억지로 윽박질러서 하는 적성에도 안맞는 공부가 대부분 이었지만, 내가 알아서 내 길을 찾기 위한 공부를 해본적은 없었고 그게 결과를 맺는것도 본적이 없었는데, 내가 프로그램을 배워서 3D 프로그램 안에서 비행기를 날게 만들고, 빛을 배우고, 모델링을 배우고 동영상을 편집해 가며... 그렇게 만들어진 완성품이 요긴하게 쓰이는것을 보면서 보람을 느끼며 더 집중하게 되는데, 바로 그것이 공부였다. 

우리 어머니 세대와 나의 '공부'에 대한 인식의 차이를 이야기하자면...  아직도 우리 어머니는 내가 그림 그리고 있거나 3D 프로그램을 만지고 있으면 "그럴 시간에 공부좀 해라!"라고 닥달한다... 난 당황해서 어머니가 생각하는 공부란게 도대체 뭔지 물어본다. 그러면 그제서야 어머니는 '난 네가 책을 보고 문제집을 푸는게 공부라고 생각을 한거지'라고 한다. 아, 난 이게 공부라니깐;;;


하여간. 그렇게 3 학년 겨울방학때 학교에서 배운걸로 관련 업체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기도 했고, 그때 그 회사에서 내가 일 잘한다구 인정받으면서 정말로 감격해 하면서도... 한편으론 또한 업계의 현실 같은걸 많이 깨닫게 되었다. 난 이글루스를 자주 쓰고, 내 친구나 동기들에게도 못하는 이야기를 자주 쓰는 편이지만... 그런 이글루스에서 조차도 쓸수 없는 이야기가 바로 그 '업계의 현실'이야기다...


4학년이 되면서 졸업작품에 몰두하기 시작했는데, 1년 동안 집에 가있던 날이 겨우 3일이 전부 일만큼 학교와 작업실을 오가며 공부를 했다. 그리고서 내가 가진 100%를 담겠다고 생각하며 졸업작품을 만들었고, 그 와중에 교수님들로 부터 칭찬과 기대도 받고, 때로는 지적도 받고 하지만 그 지적이 기분나쁘라고 하는게 아니라 내 발전을 위해서 였으니깐 오히려 그마저도 즐거웠다.  그때그때의 경험이 졸업후에 내가 관련분야에 가면 직장 상사가, 혹은 주문자들에게 받을 지적을 줄여나가는거라고 생각을 했다. 그렇게 하루하루 졸업작품의 완성이 다가오고 있었는데...

 

 

...그러던 중에 문득 생각이 든거다. 이렇게 힘들게 땀흘리고 배우고 있는데, 여기서 멈추긴 아깝다고. 더 배우고 더 노력하고 더 경험을 쌓아서 이 분야에서 갈수있는대 까지 가보고 싶다고 생각을 한거다. 대학교에서 4년을 공부했고, 이렇게 온몸을 깍아내듯이 노력하고 내 실력을 쌓아 갔는대 밖에 나가면 난 법정 최저연금 받아가면서 하루하루 야근하는 기계로, 4~5년쯤 더 일하다가 나이 먹으면 학원에서 몇달 배우고 온 20살짜리 젊은 애들한테 자리 내주러 내쫓기는 신세가 될순 없었던 거다.


 그리고 그때부터 공부를 더할까 아니면 제대로 된 일자리를 구할까... 라고 생각을 하다가 결국 유학으로 뜻을 굳혔다. 물론 그 와중에도 혹시 모르니깐 취업 자리는 찾아 놨지만;

 

 


내가 갈 대학교를 찾아보고 정하는데만 몇 달을 썼다. 뉴욕, LA, 샌 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주에서 뉴욕주 까지 여기저기를 지도에서 뒤지고 인터넷을 찾아보고, 유학원에 가보며 말이다. 재밌는건, 우리나라는 유학원들 조차도 정형화된 스타일에 집중을 하기 때문에 예체능 관련 학교로 문의를 하기에는 매우 힘들더라는 것이다. 강남의 여러 유학원들에 가봤는대, 상담원이 자신있는 표정으로 의자에 앉길 권했다가. 내가 자리에 앉고 내 전공을 설명하자 바로 급 당황한 표정으로 이리저리 전화를 해보는 것을 재밌게 보았다(ㅋㅋㅋㅋ). 결국 혼자서 인터넷과 입소문을 통해 학교를 알아 보았고, 한참을 찾은 뒤에야 4개의 후보를 정했다. 그리고 다시 그 후보들 속에서 입학 요건을 찾아보고 E-mail을 보내보고. 마침 4월달에 한 학교의 한국 입학 설명회가 있었고, 거기 가서 무수한 질문을 던지고, 선배들과의 대화 시간을 가져 보구 나서야 확신을 갖게 되었다.



뒤늦게 생각해보면, 여기까지의 과정 하나 하나도 '유학'이란 단어를 어렵게 만드는 한 원인중 하나였다. 난 서류란 서류는 죄다 유학원 갖다 주고 알아서 하라고 한게 아니라, 모든걸 내가 찾아보고 혼자 결정했고 내가 알아봐야 했다. 그리고 내가 들어갈수 있는 학교를 찾았고, 샌프란시스코에서 혼자 살수 있는 집도 온라인으로 찾아보았고, 학교 입학 서류도 대부분 내가 작성했다. 



뜻이 있는곳에 길이 있다구, 고등학교때 맨날 놀고 대학교 성적표에도 허구헌날 C, D, F가 가득하고 영어는 컴퓨터 게임 하려고 배웠던 인간이 마침내는 여기까지 오게된 것이다... 물론 졸업하고 취업하고 학위 따고 하는 단계까지 잘 풀려야 제대로 되는거지만 말이다. 가끔 고등학교때를 생각해 보는대, 만화에서 처럼 지금의 내가 타임머신을 타고 그 당시의 나에게로 간뒤... 

'넌 나중에 군대 갔다오고 대학교 졸업하고 대학원 유학하러 미국 간다'라고 한다면 아마도 믿지 않았을거란 생각을 하곤 한다. 그때라면 내 미래가 그토록 그럴듯하게 만들어질거라곤 상상도 할수 없었을 때니깐 말이다. 난 그저 미래도 없고, 공부 해봤자 쓸모도 없고, 하루하루 시간이나 때우다가 대충 살 인간이라고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자기 스스로를 사랑하고 대우해 주고, 대접 받게 만드는게 그리 힘든 것이었다.

by sschh | 2008/09/29 16:03 | 트랙백 | 덧글(0)

샌프란시스코 도착하고 나서 감상을 쓴 일기들...

첫날...


시간없으니깐 간단하게 몇가지 감상평.

1. 우와 살기 좋네여. 기후 좋고 땅넓고 사람들 친절함. 역시 캘리포니아.

2. 도시 안으로 들어가니깐 영화에서나 보던 품격있는 동내와 할렘가를 블록 하나두고 막 왔다갔다.

3. 여기서 월세 제일 싼 기적의 가격이 1000달러 이상인데 믿어지심? 강남도 이보다는 싼데... 캘리포니아가 미국에서 제일 땅값 비싼동내중 하나...

4. 범죄율 찾아보니 완전 고담시티... 나 와있는동안 옆동내에서 총기 강도에, 뺑소니 사고로 2명 사망에... 경찰에서 관리하는 범죄 기록 사이트가보니깐 온갖 범죄 표시덕에 지도에서 마을 이름이 안보이는 동내가 있어...

5. 밤에 차타고 한번 봤더니 완전 영화에나 나오던 할렘 구석. 낮에는 몰랐는데 밤에 보니 골목에 네온사인 불빛 음침하게 켜져있고 흑인들이 두리번 거리면서 지나가고. 혼자 지나가다간 배트맨이나 스폰이 도와주러 오길 기다려야 하지 않을까 싶음. 차타고 가다가 본 근처 클럽 경비원들은 대부나 소프라노스에나 등장할거 같이 개성있는 외모들. 말한마디 잘못 건내면 좀 혼날듯.


6. 도미노 피자에서 '고담시티 피자'라는걸 팔던데 ㅋㅋㅋㅋㅋ...


7. 충격적인건, 내가 울나라에선 영어를 조금 하는편이었는데... 여기와서는 거의 의사소통이 불가능. 취미를 소재로 대화하는거야 어떻게든 제한된 단어들로, 문맥으로, 시원찮은 발음으로 의사소통이 되는대... 여기서는 상황 자체도 다양하고 발음도 다양하고... 어이쿠... 게다가 은행계좌 개설이라든지, 집 계약이라든지 자동차 렌탈은... 이거 뭐...


8. 음식은 환상적인 맛... 진짜 농담안하고 내가 좀 미식가인 편인데, 여기와서 몇일동안 맛없는 음식을 먹어본 기억이 없음. 스테이크, 샌드위치, 일식, 중식, 한식 안가리고 죄다 맛있어. 수프 조차도 좀 짱임. 혹시나 싶어서 동양음식을 먹는데, 서양놈들이 동양음식 제대로 만들까... 했더니만 길거리 횟집 회가 울나라에서 몇만원짜리 먹는거 보다 맛있으면 좀 짱인데? 바닷가가 가까워서인지 해산물 맛 좋음. 어쩌다 중국식당에서 딱 하나, 김치라고 내놓은건 모양만 김치고 맛은 완전 단무지였는데 그거 빼곤 죄다 최고. 대신 가격이 좀 쎔...
*이탈리아 음식만 먹지 말라구 함; 이동내는 이탈리아 음식만요상하게 변질되서 이 동내 사람들 빼곤 아무도 못먹는다고;;;

9. 아름다운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Pixar 본사 옆에서 밤에 흑인이 우지기관단총을 하늘에다 대고 연사하고 다니는게 믿어져?

10. 러시아 VS 죠르지아(농담 안하고 그루지야의 여기 발음.) 전쟁은 올림픽 보다 중요한 이벤트. 맥 케인 후보가 '러시아 제국과 모든 미국인들에게 전하는데, 오늘부터 우리도 죠르지아 인임'이랬다가 분위기 좀 심각해졌던듯. 아놔 공화당 패거리들은 왜 저래... 덕분에 오바마는 신나게 맥케인 깜.
*근데 또 신기한게, 오늘 그루지아랑 러시아랑 휴전협정 맺었음. 설마 이게 미국의 파워인가?

11. 이래저래 당분간 파란만장하게 지내게 될거 같군...


둘째날...


어제 산호세를 내려가는대 뭐뭐 봤는지 생각해 보니깐 좀 짱이더라구...
거기가 바로 실리콘 벨리였지 뭐야.
마이크로소프트 본사 봤어. 야후 본사 봤어. 거기다 HP프린터 본사도 있더라구. 지나가면서 우왕...우왕... 여기가 거긴가요? 하면서 지나갔는데, 어도브 본사까지!... 본좌들은 죄다 구경했다.



...그러다가 밤에 기름을 넣으러 주유소에 갔거든? 기름을 넣으려고 차에서 내렸는데, 옆에...

키 180에 제시카 알바 얼굴+몸매의 금발 아가씨가 속옷은 안 입고 가슴이 훤히 드러나고 엉덩이까지 올라가는 란제리급 디자인의 얇은 노란 드레스를 입은체 살랑살랑 거리면서 빨간색 페라리 스포츠카에 기름을 넣으려고 하고 있어. 옆 자리에 타고있던 똑같이 이쁜대 흰색 드레스에 은색 머리염색을한 아가씨라 랑 잡담하면서 깔깔대며 기름을 넣으려는대, 주유기가 잘 안되나봐. 난 기름넣는것도 잊은체 쳐다보다가 눈이 마주쳤어. 은발 아가씨가 씩 웃으면서 금발 아가씨한테 내가 쳐다본다고 말했나봐. 금발 아가씨도 쳐다보다가 눈이 마주쳤어. 같이 웃었지. 아무래도 나한테 기름을 넣는걸 도와달라고 할려고 했나봐. 우왕... 그런데 내 뒤에 타고 있던 아빠 때문에 가서 말도 걸어보지 못하고 안타깝게 쳐다만 보고 있었다구!

그 사이 주유소 직원인 히스페닉 아저씨가 와서 기름넣어주니깐 아가씨들 막 좋아하더라. 히스페닉 아저씨 웃느라 입 찢어질라구 하던데.

흐어엉엉어어엉어엉...


하여간 살다보니 별일이 다있다.



셋째날...

우리집 옆에 있는 인도 식당이름이 ' 게이로드'식당이야... 아무래도 인도 어디의 지명인가 본대, 가운데를 띄워서 쓰면 난리(...) 날거 같은 이름이야... 그뿐인줄 알아? 길거리에 진짜로 무지개색깔 깃발이 꽂혀있는데가 있더라니깐(게이 동내)... 멀쩡한 동내 잡지를 보다가 다볼때쯤 뒤에는 게이 뽀르노 광고(...)를 하고 있고, 지나가다가 본 성인잡지 매장은(여기는 성인잡지는 길거리에서 못팔고 아예 상가가 따로 있는듯) 한쪽벽 전체가 게이(!!!!)물이야.

우리나라에선 몸에 착 달라붙는 티셔츠에 스키니 진을 입고 스니커즈 신고 다니면 패션센스 나쁘지 않은거지? 거기다 빨주노초파남보 온갖 색깔 티셔츠에 말이지?


여기선 그게 공인 게이 패션이야(...). 심지어 어떤 남자놈들은 커플티까지(!!!) 입고 다녀. 존내 무서워서 옷도 제대로 못입고 다녀ㄷㄷㄷ... 난 희한하게도 옷입고 다니는 센스가 미국 사람들 스타일에 딱 맞아서 다행인데, 객관적으로 이동내는 패션센스가 좀 촌스러워. 뉴욕은 엄청 화려하게 하고 다니던대, 여기서는 남자가 그러고 다니면 게이 확정(...).

여자는?... 우리나라 여자들 핫팬츠에 초미니스커트에 화려하게 옷입고 화장 진하게 하고 다니잖아?...




농담안하고 이동내에선 후커(몸파는 여자)들 밖에 저렇게 안입어;;... 이런 부분은 우리나라 보다 오히려 미국이 더 보수적이더라구. 우리나라선 여자가 스키니 정장 잘 차려입고 있으면 패션샌스 좋은건데... 여기선 그거 잘못하면 부치(레즈비언 인대 남자역할)로 오해받아.



힙합스타일?... 농담안하고 여기선 힙합입고 다니는 애들 갱단이나 노숙자 밖에 없어. 흑인애들이 전부 이상하다고 말하면 안되겠지만, 농담안하고 여기서 만나는 흑인애들 80%는 존내 못사는 거지나 갱단이야. 밤 7시 이후 길거리에 돌아다닐수가 없는데(나가도 할것도 없지만), 그게 갱단이랑 흑인이랑 홈리스들 때문이라면 존내 열받겠지?... 근데 진짜 그래... 나중에는 힙합이나 그런 패션 코드에까지 분노가 옮아가.


그리구 웃기는게 여기 사람들 타이즈 엄청 많이 입고 다닌다? 남자도 여자도... 미국 슈퍼히어로들이 타이즈 입고다니는게 웃기잖아?... 여긴 바지 타이즈 입고 다니는 여자들 땜에 가끔 당황하면서도 좋지만(...) 남자가 그러고 다니는 통에(..........) 가끔 민망해.


우리나라 사람들은 길거리에 그림이나 이상한 글자가 막 그려져 있으면 '와~ 길거리페인팅 이네요'그러잖아?... 여기 길거리에 지나가다 보면 글자나 그림이 막 그려져 있는데, 이거 갱 마크임(...). 여기다 덧칠하면 그날로 목숨 장담 못함... 갱단도 별볼일 없는 애들 마크는 길거리 빌딩에 아무렇게나 그렸다가 집주인들이 그냥 페인트로 덮어버리고 그러는대, 가끔 보면 '우린 무서운게 없다'라고 하는듯이 완전 도배를 해놓은 곳도 있음.


이렇듯이 길가다가 사람을 만나면 100명을 만나면 100명이 죄다 개성넘치고 그러는데... 웃기는게, 여태까지 아시안계통 사람들은 내가 10명 찍으면 8명은 국적을 맞출수 있겠더라구.


거리 분위기에 안어울리게 청바지나 트레이닝 복 바지 혹은 스키니 진에 노스페이스 혹은 노티카 점퍼나 꽉 끼는 티셔츠에 무늬화려하게 들어가 있고 모자(특히 모자)쓰고 다니면 한국 사람... 역시 거리 분위기에 안어울리게 목걸이나 화려한 장신구 같은거 끼고 다니고 화장 웃기게 하고 다니는 여자 애들은 일본애들. 남자애들은 좀 촌스럽고... 이건 뭐 한눈에 딱 봐도 짱개 같이 촌스럽게 하고 다니면 100% 중국계.




...아놔 내가 썼지만 좀 짱인데?;;;;
 하여간 파란만장할거 같은 샌프란시스코 생활의 시작인듯......

by sschh | 2008/09/02 12:52 | 작업일지 | 트랙백 | 덧글(1)

얍 간지 발차기!

http://kr.news.yahoo.com/service/news/shellview.htm?linkid=4&articleid=2008072411290736034&newssetid=1352

...아 어벙벙 하게 샌드백 앞에서 깨작대다 저러던대 오랜만에 정말 귀여웠음.


http://kr.news.yahoo.com/service/news/shellview2.htm?articleid=2008080414383338070&linkid=622&newssetid=3571&title=%A1%AE%BB%FD%BB%FD+%BD%BA%C6%F7%C3%F7%A1%AF+%BC%D3%C0%B8%B7%CE

요거는 이번에 올림픽 나가는 아랍 에미리트 공주님. 아따 발차기 한번 씩씩허네...

by sschh | 2008/08/04 22:30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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